안녕하세요, 손현녕입니다.

독자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새벽 내내 비바람이 불더니 종일 비가 왔다가 그쳤다를 반복했습니다. 비가 모두 그친 저녁, 급격히 기온이 떨어져 벌써 겨울에 도착한 기분이 듭니다.

오늘 하루의 기분은 어떠셨나요.

자주 감정에 대해 물어봐주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저는 꽤 보살핌을 받는 기분이 듭니다.

부디 편안한 하루의 끝이시길 바라며, 오늘도 고맙습니다.

뿌릴 향수가 없을 때

어느 외국 배우에게 잘 때 무엇을 걸치고 자느냐 물으니 ‘샤넬 향수’를 걸치고 잔다고 했던 대답이 뇌 속 어디 깊은 곳에 장기 기억으로 저장이 되어있다. 그만큼 일반적이지 않은 대답이었던 것이다. 걸치고 자는 것은 보통 섬유로 된 옷일텐데 발가벗은 채로 향수를 입고 잔다니, 섹슈얼하고 매력적인 대답으로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향수를 좋아하는 나는 어릴 때 돈이 없어 미니어처를 모았다. 스무 살, 성년의 날에 같은 학년 남자친구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미니어처 향수를 사주었는데 다 쓴 공병을 아련하게도 오래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