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현녕입니다.

호흡이 비교적 긴 드라마보다는 한 편의 영화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어쩌다 드라마의 시작점에서 폭 빠져들면 하룻밤을 새어 마지막 편까지 보고야 맙니다. 가까운 친구는 드라마를 보는 일 자체를 즐겨합니다. 하나의 드라마가 끝나면 다음 ‘보는 일’을 찾습니다. 요즘 독자님은 어떤 것에 하룻밤을 내어주시나요. 하룻밤이라는 귀한 시간은 단어만으로도 가슴이 설레고 비밀스럽습니다.

한 여름의 단상

1.

가지고 있을 때는 정작 몰랐던 감정들이 왜 잃고 나서야 물밀듯 다가오는가. 남이 가진 것은 반짝반짝 빛나고 커보이는데, 내 손에만 오면 왜 부족한 것들 먼저 눈에 들어오는가. 까탈스럽고 예민한 성격 탓에 내 주변을 이루는 모든 것들은 쉬이 곁을 지키지 못 했다. 떠나고 나면 후회한다는 것도 남의 일이었다. 날 떠나면 떠나는 것이다. 그걸로 끝이다. 하지만 그것이 남의 손에 들어간 것을 보았을 때 나는 왠지 모를 패배감과 자괴감을 느껴야했다. 무모하게 내던져서 하는 모든 일에는 사실 용기가 필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