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현녕입니다.

스물한 살에 원하는 대학을 가보겠다고 재수학원을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그때 알게 된 한 살 터울 동생은 여전히 둘도 없는 제 친구인데요. 올해 초, 갑자기 제주도에 일을 하러 가겠다고 떠나 한 동안 연락이 뜸했었어요. 그 사이에 저에겐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 큰 변화가 일어났고요. 여름휴가라 고향을 찾은 친구를 만나 내년에 있을 결혼 소식을 알렸어요. 거짓말이지? 거짓말이지? 하던 동생은 이내 입을 다물지 못하고 몇 초가 지나 눈물을 흘렸어요. 그 친구도 저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거예요. 묘하고 섭섭하고, 또 혼자로 남는 기분과 둘이 되어 떠나가는 기분이요. 그러나 저는 당장이 아니라 먼 후일을 바라 볼 때 결국 우리가 걷는 길 위는 앞서거나 뒤에 서는 차이일 뿐 같은 길 위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독자님은 주변의 사랑하는 사람들과 어떤 속도의 차이를 느끼시나요. 그 사이에 느끼는 서운함이나 부러움 또는 연민이 있으실까요.

테라조의 기억

초등학교 때 우리 가족은 작은 아파트에 살았다. 아파트라고 말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