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현녕입니다.

무기력이 나를 꿀꺽 삼켰다 도로 뱉어놓은 듯 기운 빠진 하루를 보내는 중입니다. 한 번 인스타그램에 다시 일어날 용기에 대해 질문을 남겼는데, 다 읽어볼 수도 없을 만큼의 답장이 와서 큰 감동을 했는데요. 저는 언젠가 알아차렸듯, 제가 가지고 있는 8할 보다 잃어버린 2할에 집중하는 안 좋은 습관이 있습니다. 내가 가진 좋은 것에 더 집중해보는 하루를 보내려고 합니다. 독자님께서는 가진 것 중에 무엇이 가장 좋으신가요?

무기력과 상념들

1. 

빈 욕조에 온수를 틀어놓고 옷을 제멋대로 벗었다. 머릿 속에 든 것이 많아 괴로운 날이면 생각을 모조리 꺼내 욕조에 담근다. 겨울이면 더 근사하게 즐길 수 있는 일과가 될텐데 여름은 나에게 모든 면에서 아쉬운 계절이다. 바람이 통하는 창이 있다면 모조리 열어두고 욕실 문까지 활짝 열어 제치면 그곳이 노천탕이요 천국이리라. 값비싼 입욕제는 자주 사지 못해도 아껴뒀다 다른 날보다 더 울적한 시간, 나를 위로하며 물속에 풍덩 빠트린다. 아무렇지 않게만 생각했던 일이 아주